만추(晩秋)의 11월을 보내며
올해는 계절이 한 달은 늦은 것 같다. 음력으로 윤달이 드는 해이기 때문이다. 11월의 중순이 지났는데도 노란 은행잎이 융단처럼 보도에 깔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향교나 서원에서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크고 작은 행사가 줄을 잇는다.
11월에 향교행사가 많아 숨 돌릴 여유도 없이 바빴다. 고려 때 몽고군의 침입이 아홉 차례나 있었는데 승장(僧將)이셨던 김윤후 장군이 충주성 전투에서 최초로 승전하였는데 역사 속에 묻혔었다. 다행히 향토사학자와 뜻있는 분들의 노력으로 22년 전에 마즈막 재에 대몽항쟁 위령탑을 세워 충주신문사에서 위령제를 지내오다가 사정으로 인하여 2년간 못했는데 올해부터 충주향교가 위령제를 봉행하였다.
대부분의 향교에서는 조선 궁궐에서 행했던 '기로연'이란 이름으로 경로잔치를 하고 있다. 충주향교도 일반 경로잔치와 별 차이가 없이 기로연을 해왔다. 지난해부터 궁궐의 기로연을 재현하는 행사를 향교 명륜당 앞마당에서 시작하였다. 태조 3년에 70세 정이품 이상 원로대신들이 편히 쉬시도록 궁궐 안에 기로소를 만들어 춘·추에 왕이 직접 잔치를 베풀었다.
우리향교는 기로연의 본래의 뜻을 살려 지난 13일에 지역실정에 맞게 두 번째 재현행사를 하였다. 충주지역의 전직 기관단체장 네 분을 빈(賓)으로 초청하여 영빈례(迎賓禮), 작헌례(酌獻禮)를 현직기관단체장이 전통관복(冠服)을 입고 술을 드린 다음 덕담을 나누었다.
화동들이 꽃다발을 드리고 만수무강하시라는 절을 올린다음 축가를 부르고 기념사진을 찍고 나서 흥겨운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며 효경사상의 맥을 이어가는 향교에서 전통경로잔치를 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들었다. 오후에는 유림총회를 하고 공자의 79대손인 공병석 계명대 교수를 초청하여 정통유학을 듣는 강연회를 하여 유림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 18일에는 올해의 마지막 행사를 진주로『모현순방』을 다녀왔다. 오전에는 진주향교를 방문하여 대성전에 봉심(奉審)을 하고 향교 소개와 유림들의 상견례를 하며 교류협력을 다졌다. 우리향교에서는 유치원 원아들을 대상으로 전통인성교육을 6년 째 하고 있다.
진주향교는 충효교육원과 유학대학을 운영하면서 성인을 대상으로 유학경전을 모범적으로 가르치며 유학의 맥을 이어가며 선도적 역할을 하는 향교이다. 진주의 대표음식인 한우육회비빔밥으로 오찬을 들고 오후에는 우리나라 3대 누각의 하나인 촉석루가 있는 진주성을 찾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진주 역사를 이해하였다.
공북문(拱北門)을 들어서면 진주목사를 지낸 3대 대첩의 하나인 진주대첩에서 크게 승리하신 충무공 김시민 장군의 동상이 우뚝한데 묘소와 충민사 사당은 괴산에 있다.
충무공 이수일 장군은 진주성을 복원하는데 큰 공을 세워 공덕비도 세워져 있어 우리지역의 인물과 진주의 인연은 역사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진주 남강절벽에서 논개가 왜장을 안고 강물로 뛰어들어 절개를 지키며 순국한 야사를 재미있게 설명을 들으며 눈으로만 보는 관광이 아닌 견문을 넓히는 유익한 모현(慕賢)순방을 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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