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문화재단지와 청풍랜드 사이에 있는 청풍대교에서 단양방면 금수산길로 들어선다. 굽이길이 이어지는 호반도로를 달리다보면 왼편 산중턱에 예쁜 건물들이 숨어있다. 이곳이 바람이 머무는 곳에서 삶의 빛깔이 같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클럽ES콘도다.
▲ 클럽ES콘도와 얼음골 표석
콘도가 바라보이는 능강교를 지나면 '한여름의 신비 금수산얼음골'이 크게 써있는 표석이 서있다. 이곳에서 능강계곡을 따라 오르면 여름에도 흙속에서 얼음이 나온다는 얼음골을 거쳐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는 금수산 정상에 선다. 금수산은 세계에서 최초로 3극점과 7대륙 최고봉에 오른 산악인이자 탐험가인 허영호 씨가 어린 시절 꿈을 키운 곳으로도 유명하다. 왼편의 산길을 따라가면 길 끝의 언덕 위에 풍경이 아름다운 정방사가 있다.
▲ 정방사의 해우소
돌계단을 오르면 작은 해우소가 입구에서 반긴다. 이 해우소는 대변과 소변을 큰 근심과 작은 근심, 남자와 여자를 선남(善男)과 선녀(善女)로 표시해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이렇게 멋진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해우소가 어디에 또 있을까? 해우소의 창문 너머로 호수와 연봉들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 정방사 풍경 1
▲ 정방사에서 바라본 호수와 월악산
범종각 옆에 겨울을 알리는 장작이 수북이 쌓여있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암벽 의상대 앞에 제비집처럼 앉아 있는 사찰이 정방사다. 규모가 작은 사찰 마당에 들어서면 청풍호와 월악산이 만든 그림 같은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청풍호의 푸른 물결과 겹겹이 쌓여있는 월악산의 봉우리들을 발아래 굽어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뻥 뚫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 정방사 풍경 2
정방사 안내판에 '금수산(1,016m) 산자락 신선봉(845m)에서 청풍 방면 도화리로 가지를 뻗어내린 능선 상에 있는 정방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전통사찰로 대한불고 조계종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이다. 경내에는 법당과 칠성각, 유운당, 석조관음보살입상, 석조지장보살상, 산신각, 종각등이 배치되어 있다.'고 써있다.
제자였던 정원이 무상함을 깨닫고 의상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펼칠 방도를 묻자 의상은 지팡이가 멈추는 곳에 절을 지으라며 지팡이를 던졌고, 지팡이가 날아가 꽂힌 이곳에 정원이 세운 사찰이 정방사라는 전설도 전해져온다.
▲ 옥순대교에서 바라본 옥순봉과 호수
산길을 내려와 능강솟대문화공간과 산야초체험마을을 지나 상천교를 건넌 후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단양방면으로 달리면 옥순대교를 만난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면 연풍 현감으로 부임했던 김홍도의 병진년화첩(보물 제782호)에 등장하는 옥순봉의 멋진 풍경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에 위치한 옥순봉은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의 구담봉과 같은 산줄기에서 이웃하며 호수의 풍경을 아름답게 만든다. 옥순봉은 멋진 풍경만큼이나 재미있는 사연을 많다.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제천 10경이면서 옛날부터 단양 8경에 속해 있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이 단양 군수로 있을 때 단양 태생의 기녀 두향이 퇴계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옥순봉의 절경에 반한 두향의 뜻에 따라 청풍군에 속해 있던 옥순봉을 달라고 청했지만 청풍군수가 허락하지 않자 퇴계가 옥순봉의 석벽에 단구동문이라 새겨 단양의 관문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 구담봉 풍경 1
▲ 구담봉 풍경 2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는 옥순봉과 다리 아래를 오가는 유람선을 실컷 구경한 후 옥순대교를 건너 원대삼거리에서 좌회전해 36번 국도를 달리면 장회나루 못미처에 야트막한 계란재가 있다. 이곳의 작은 주차장이 옥순봉과 구담봉 등산로의 초입이다.
초입에서 비교적 넓은 산길을 1.4㎞ 걸으면 삼거리 감림길이다. 이곳에서 오른편의 구담봉은 0.6㎞, 왼편의 옥순봉은 0.9㎞ 거리에 위치한다.
▲ 옥순봉 풍경
구담봉(303m)은 거리가 짧지만 정상부까지 깎아지른 바위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시간과 힘이 많이 들고 비교적 위험한 코스라 조심스럽게 등반을 해야 한다. 옥순봉(286m)은 거리가 멀지만 높이가 낮은데다 비교적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고, 정상부가 너른 안부와 암릉으로 이루어져 호수와 주변의 산봉우리를 내려다보며 휴식하기에 좋다.
옥순봉과 구담봉은 잘생긴 노송들이 운치를 더해주고 호수를 오가는 유람선들이 등반을 즐겁게 한다.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스릴이 느껴질 만큼 아찔하고, 높은 산 못지않게 아름다운 풍경을 지니고 있다.
▲ 좌-수산면 관광안내도, 우-옥순봉ㆍ구담봉 탐방안내도
초입의 주차장에 김홍도 병진년화첩 중의 옥순봉, 수산면 관광안내도, 옥순봉ㆍ구담봉 탐방안내도가 서있다. 그런데 수산면 관광안내도에서 구담봉을 찾을 수 없다.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관에서 왜 모를까? 불과 몇 십 미터 거리의 구담봉이 단양군에 위치한다고 빼놔 관광안내도를 앙꼬 없는 찐빵으로 만든 처사가 한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