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입니다.
한해를 마무리 하고 또 한해를 맞이하는 시간,
어느 때보다 여행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깊은산속 옹달샘에서
'걷기명상'과 '산티아고 여행'이 더해진,
나를 찾아가는 '느림보(步)'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느림보(步)’여행은 언젠가는 다시 찾을
‘산티아고 순례길 명상여행’을 준비하는 여행이기도 합니다.
고도원님의 여행 인문학 미니특강입니다.
여행에 깊이와 사색을 더하는 고도원님의 인문학 특강은
'산티아고 순례길 명상여행'에서도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옹달샘의 '느림보(步)' 여행은
휴식과 치유의 여행이기도 합니다.
통나무 명상으로 일상의 피로를 풀어줍니다.
그동안 참 힘들고 고단했습니다.
이렇게 편안한 시간, 얼마만인지요?
옹달샘의 밤은 고요하고 따뜻합니다.
당신의 슬픔과 아픔을 온전히 품어주는 어둠,
안전하고도 편안한 품이 이곳에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라고 어찌 웅크리고만 있겠는지요.
우리들의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몸과 마음의 건강은 지켜야 합니다.
다만 ‘안전하고, 또 안전하게’...
‘안전’은 코로나 이후,
옹달샘이 가장 예민하게 지켜 온 가치입니다.
‘느림보여행’은 충주의 아름다운 길 '비내길'을 걷고
옹달샘의 스파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풀어주는 여정으로
진행합니다. 옹달샘에서 하는 명상과 요가는
이번 여행의 또 다른 선물입니다.
‘느림보여행’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찾아가는 길에
발을 올려놓음으로써 시작됩니다.
고도원님도 함께 걸으며 참여자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고도원님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조언을 듣고, 답을 구하는
이 시대의 어른이자 멘토입니다.
이날 함께 걸은 이문수 신부님과도 깊은 대화를 나눕니다.
글라렛선교수도회 신부이자 청년밥상 '문간'을 운영하는
CEO이신 이문수님은 근래 '누구도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이란
책을 쓴 저자이기도 합니다.
내 발걸음, 걷기에 중심을 세우고 느리게, 천천히 걷습니다.
안개가 가득한 초겨울의 강변, 자연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뚫립니다. 호흡이 저절로 깊어집니다.
휴식시간입니다.
걸으니 저절로 몸이 더워집니다.
옹달샘에서 준비한 물과 간식이 참 달콤합니다.
휴식시간에도 거리두기는 필수이지요?
비내길은 마을 사람들이 과수원으로 가던 농로와 강으로
멱 감으러 가던 오솔길을 오롯이 살린 옛길입니다.
남한강과 억새가 우거진 비내섬,
철새전망공원까지 품은 아름다운 길이지요.
신발을 벗고 걷습니다. 거칠고 뾰족한 돌멩이의 감촉이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부드러운 흙이
나를 어루만집니다. 스산하고도 건조한 초겨울의 풍광이
오히려 나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합니다.
겨울은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함께라서 따뜻하고,
함께라서 위로가 되는 계절... 함께라서 더 행복합니다.
강가에 왔습니다.
남한강의 강물이 은빛으로 반짝입니다.
이토록 단순한 풍경이 이토록 마음을 사로잡을 줄 몰랐습니다.
한 장의 사진에 겨울 강과 겨울 한낮을 담습니다.
비내섬에서 백조를 만났습니다.
맑고 푸른 강물을 유영하는 백조의 무리가 여유롭고도 우아합니다.
내 마음의 갈피에도 푸른 바람 한줄기가 스밉니다.
나목의 계절, 사물의 본질이 드러나는 시간입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나를 바라봅니다.
내 안의 나와 대화를 합니다.
함께 여행을 하고, 마음을 나눌 벗이
있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여행을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합니다.
코로나가 얼마나 계속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답답하고 힘겨운 날들이 얼마나 이어질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으로 남은 날들을 견뎌낼 힘을 얻었습니다.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걷기를 마치고 옹달샘으로 돌아오는 길목,
체온을 재고 소독을 합니다. 방역과 소독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겨울밤의 ‘작은 음악회’입니다.
음악회를 이처럼 편안하게 즐겨본 것도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위로의 싱어 송 라이터 구현모님이
크리스마스의 행복을 미리 가져다 주었습니다.
‘느림보여행’은 게으른 요가와 명상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걷기와 명상을 하고 맛있는 먹거리에 스파까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 한 해 동안 수고한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뜻대로 되는 일 거의 없습니다.
좋은 일에 나쁜 일이 겹치고, 나쁜 일 속에
더 안 좋은 일의 싹이 피어납니다. 그때마다
언제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길러야 합니다. 몸과 마음의 이완이 필요한 것입니다.
편안히 천천히 걷는 시간, 평화롭고 깊은 호흡을 하는
시간, 그 시간을 통해 우리 몸은 다시 충전되고
용수철처럼 튕겨 오를 수 있습니다.
- 2021년 12월 7일,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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