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단호사 (丹湖寺)
어느 위치에 어느 규모의 어떠한 사찰을 찾아가더라 그 사찰이 가지는 매력이 있다. 충주에 있는 철불좌상 .. 아마 고려, 조선을 통틀어 철불의 수를 손가락으로 꼽으라면 꼽을 정도로 적지만, 유나히 그 철불들이 많은 지방이 바로 충주이다.
삼국시대부터 철의주산지이며, 중부내륙의 교통의 중심지 그리고 지방 호족들의 고향이었던 충주에는 유난히 생김새가 특이한 지방색이 강한 철불이 많이 조성되었다. 단호사는 바로 충주 철불의 대표작인 단호사 철불이 봉안되어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단호사를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수안보로 가는 충주 우회도로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로변에 있는 절 ... 울창한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용처럼 굼실대는 소나무가 지나가는 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소나무가 땅바닥에 굼실대는 용처럼 서 있고, 절을 뒤엎을 듯 우거진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절의 옛스러움을 더해준다. 철불은 바로 이곳 대웅전에 자리하고 있다. 살이 두둑한 얼굴에 길고 눈꼬리가 올라간 눈을 거의 감은 듯 내리뜬 모습은 " 오든지 가든지..."하는듯 성이난 표정이다.시간을두고 그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얼굴이 바로 현세를 사는 우리들의 지친 모습이 아니라 하는 생각이 들고 있다.
단호사 소나무
단호사 경내 약사전 앞에는 수령 500여 년이나 된 소나무가 있는데, 높이는 8.5m이며 둘레는 2.1m이다. 소나무가 땅바닥에 굼실대는 용처럼 서 있다. 일부러 그렇게 가꾼 분재처럼 구불구불 용의 몸부림을 보는 듯 자태가 황홀하다.
소나무에 얽힌 전설
조선 초기 강원도에서 약방을 경영하던 문씨라는 사람이 재산은 많아도 술하에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중 어느날 한 노인으로부터 충주 단월지방의 단호사에 불공을 드리면 득남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문씨는 이야기를 들은 그날 강원도에서 단신으로 이곳에 와 불당을 짓고 불공을 드리며 지성으로 소나무를 가꾸던 어느날 하루는 잠자리에 들었는데, 고향 집마당에다 한그루의 소나무를 심고, 안방에 부처님을 모셔 놓은 꿈을 꾸었다.
더욱 기이한것은 부인의 꿈에는 단월 단호사 법당이 자기 집 안방으로 바뀌어 보였다는 것이다. 그 부인이 생각하기를 아마도 같이 살라는 암시인가 보다 하도, 강원도의 가산을 모두 정리해 가지고 법당 옆에 와서 살게 되었는데, 그 후 태기가 있어 득남을 하게 되었다고 하여 그후 많은 불자들이 찾아와 불공을 드리고 소원성취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전헤진다.
3층석탑
약사전 앞뜰에는 소나무와 함께 3층석탑 1기가 있다. 재질은 화강암으로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되었다.
현재의 모습은 단층 기단에 3층의 탑신으로 올린 일반형 3층석탑이나, 최근 정밀 조사 결과 5층석탑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금까지 3층 옥개 위에 있는 석조물을 노반(露盤)으로 본 착오로, 이것이 노반이 아닌 옥개로 볼 경우 전체적으로 급격하게 체감하는 5층석탑이었을 거라고 추정하는 것이다.
각층의 탑신에는우주의 표현이 정연하며, 4층 탑신이 있음을 볼 때 원래 5층석탑으로 추정할 수있으며, 이 탑의 체감비율로 볼 때 상당히 경쾌한 탑신부를 형성했으리라 짐작된다. 현재 석탑은 단층기단에 우주를 새기고 그 위에 장방형의 대석을 둔 모습으로 기단 위로 3층의 탑신과 옥개가 올락 되있다.
탑신은 좌우에 우주를 모각하고 그 위로 옥개를 두었는데, 옥개석 하단에는 2단의 층급받침을 상부에는 1단의 탑신괴임을 두었다. 전체저긍로 이 탑은 기단부가 갖는 혼돈한 자태와 옥개가 한 돌로 된점 등 석탑의 구성에 있어 고려 중기 이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철불좌상 鐵佛坐像 ...보물 제512호
11세기에 만들어진 대웅전의 주존불로서, 높이 1.3m의 중형 불상이다. 본래 어디에서 조성되었는지, 어디에 봉안된 불상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부근에 있는 보물 제98호인 대원사 충주 철불좌상을 비롯하여 백운암 철불까지 고려 초기 충주지역의 조상 특징을 알 수 있는 귀중한 불상이다.
충주지방과 철불
충주 철불좌상과 단호사 철불좌상은 조성의 기법이 서로 흡사한 것으로 보아, 충주지역의 불상 제작소에서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충주지방이 예부터 철(鐵)의 주산지이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철제불상이 발전하였음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같은 시기의, 같은 양식을 갖춘 2구의 철불이 충주지방에 전래한다는 사실과 이 지역의 많은 불교 유적지로 볼 때 충주지방의 불교 융성이 대단하였음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두 개의 불상이 고려시대 철조불상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 귀중한 작품인 동시에 이러한 양식이 곧 고려시대에 충주지방 불상의 특징을 의미하고 있어, 고려시대 불상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어 보물 제512호로 지정되었다.
이 불상의 상호는 나발로 된 머리 위에 큼직한 육계가 있으며, 이마에 새로 만들어 끼운 백호가 있다. 얼굴은 긴 타원형의 모습으로 눈, 코, 입이 단아하게 묘사되었으며, 두 귀는 길게 표현되고 목에는 3개의 주름(三道)이 분명하게 표현되어 근엄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살이 두둑한 얼굴에 길고 눈꼬리가 올라간 눈, 거의 내려 감은 두 눈에 전반적으로 성이 가득난 그리고 심술궂은 표정은 근엄함을 지나쳐 기이한 인상을 짓고 있다. 법의는 통견으로, 유려한 곡선을 이루면서 양어깨 위로 넘겨져 뒷면에도 조식(彫飾)이 표현되어 있는데, 결가부좌한 양 무릎의 의문(衣紋)이 독특하다.
양다리의 옷주름은 어느 불상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표현으로, 수평적인 선이 좌우대칭으로 표현되어 도식화되었으며, 가슴에 묘사된 띠와 띠매듭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 목조불상에서 볼 수 없는 고려만의 독특한 지방색을 엿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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