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이며 올라서니 하늘은 잿빛이지만 시원한 바람이 분다.
바람을 맞으며 오르면 서서히 바위능선이 놓인다.
고도감의 바윗길이 시작된다.
본격적으로 바위에 몸을 비빈다.
거대하고 부드러운 통바위 슬랩으로 치장한 신선암봉을 병풍처럼 왼쪽에 놓고
고정로프를 잡고 살벌한 낭떠러지를 걷는다.
바위결이 살아 있어 어렵지 않게 지난다.
서늘하면서도 발끝으로 전해 오는 쏠쏠한 바위맛을 챙긴다.
암릉을 오르내릴 때마다 벽이 숙제처럼 쌓여 있다.
그래도 고정로프를 잡고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신나게 바위가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긴다.
결이 살아있는 까칠한 바위가 발에 착착 감겨온다.
바위는 점점 부풀어 오른다.
바위 따라 경치도 절정을 향해간다.
촛대바위 저편에서 사람소리가 들인다.
나무지팡이를 딛고, 로프를 잡고 내려서는 폼이
산책 겸해서 조령산을 오른분들 같은데,,,,
아슬해 보여 걱정이 된다.
촛대바위 아래에 추모비가 놓였고 산객들은 무심히 그 곁을 지난다.
촛대바위봉을 지나 이화령에서 올라온 대간길과 만나면
암릉에 달뜬 몸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잣나무숲을 지난다.
조령산 정상이다.
‘새도 쉬어 가는 조령산’이라고....
서원대 산악부에서 세운 여성산악인 지현옥 추모비가 있다.
에베레스트와 가셔브룸2봉을 오른 여성 산악인이며,
1999년 안나푸르나 등정 후 하산 도중 실종되었다.
산악부 시절 조령산에서 주로 훈련을 했고
유난히 조령산을 좋아했기에 비석을 세웠다고 한다.
능선을 따라 북진한다.
낭떠러지 전망터에서는 겹겹이 쌓인 산군들이 펼쳐진다.
황금비율의 바위산들이
발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안부사거리를 지나 신선암봉으로 가다가 하늘을 보니
하늘이 점점 짙어진다.
조령산 바윗길에서 비 맞기 싫어 다시 안부사거리로 돌아와....
상암사터로 하산한다.
상암사터.
하산하며 촛대바위 능선을 올려다본다.
바위 틈에서 용처럼 몸을 꼬아 올린 소나무에 매혹 당한다.
나무 곁의 바위에 앉아 촛대바위 능선을 바라본다.
능선보다는 마른 계곡으로 하산했다.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맞이했다.
추석이 지났지만 9월의 조령은 아직 여름이다.
날씨예보를 통해 예상했지만 하산 완료 직후 한두방울씩 비가 내리기 시작함에
신선암봉을 남겨두고 내려왔다는 아쉬움이 사라진다.
신선암봉은 가을 단풍이 물들면
말용초폭포...수옥폭포 엮어 더 황홀한 풍경을 원하는 마음에 새로운 산으로 가자고 한다.
역시쉬운 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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