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대한민국 숨은 명소 10곳
한반도가 좁다면 좋게 느껴질 텐데, 둘러보지 못한 곳부터 이름마저 생소한 장소가 참 많다. 2024년에는 꼭꼭 숨어 있던 멋진 장소를 찾아 새로운 기운도 받고 힐링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청룡의 기운으로 하나 하나 캐어낸 전국구 숨은 명소 10곳, 더 유명해지기 전에 서둘러 다녀오자.
영월 섶다리마을 (한국관광공사 제공)
영월군 판운리는 여름에는 맑은 물과 녹음이 우거진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겨울 무렵이면 섶다리 때문에 유명하다. 섶다리는 예전에는 영월과 정선 일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현대적인 교량이 들어서 대부분 사라진 이색 풍물이 되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섶다리는 통나무, 소나무 가지, 진흙으로 만들어진다. 매년 추수를 마치고 10월 말경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4~5일에 걸쳐 만들었다가 다음 해 5월 중순경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거두어들인다.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를 Y자형으로 거꾸로 막고, 그 위에 굵은 소나무와 참나무를 얹어 다리의 골격을 만든 후 솔가지로 상판을 덮고 그 위에 흙을 덮는다. 지네 발을 닮았다고도 비유되는 이 섶다리는 돌을 쌓아 만들고, 못을 사용하지 않고 도끼와 끌로만 기둥과 들보를 만드는 정교한 작업이 요구된다.
판운리의 섶다리는 판운마을회관 앞에 놓여 평창강을 사이에 둔 밤나무가 많이 난다는 밤뒤마을과 건너편의 미다리 마을을 하나로 연결해주고 있다. 미다리라는 지명 이름도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여름 장마 때면 섶다리가 떠내려가 다리가 없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강변도로가 잘 정비되어 관광객들이 편히 오고 갈 수 있다.
주소 :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주천면 평창강로 262-7
단양 이끼터널 (단양군 제공)
단양 수양개빛터널 근처에 자리한 이끼터널은 사진 찍기에 좋은 장소로 유명하다. 오래 전부터 도로 양쪽 벽에 이끼가 자생하기 시작했는데, 봄부터 여름까지 이국적인 초록빛 터널을 감상할 수 있다.
1895년 충주댐이 완공되면서 주변이 수몰되고 철로가 이전되자 폐선된 철로를 포장하여 만든 길이다. 습하고 비가 많이 오는 6~8월에 푸르를 이끼벽이 환상의 경치를 자랑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위가 막힌 터널은 아니지만 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우거져 있어 터널이라고 불리고 있다.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이지만 차량 통행이 많은 지역은 아니다. 하지만 이끼터널의 매력을 사진에 담으려면 도로를 가로질러야 하므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주소 : 충청북도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129-2
악어봉은 정상에서 충주호를 내려다보면 호수에 맞닿아 있는 산자락들의 모습이 마치 악어떼가 물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형상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월악산 자락은 ‘악어섬’이라 불리고 이를 관망할 수 있는 곳을 ‘악어봉’이라 한다. 악어봉은 해발 448m의 높지 않은 봉우리로 오르는 데 약 1시간이 소요된다. 본래는 비법정 탐방로로 시의 허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정식 탐방로를 조성하였다.
주소 : 충청북도 충주시 살미면 신당리
괴산 수옥폭포(한국관광공사 제공)
수옥폭포는 조령 제3관문에서 소조령을 향하여 흘러내리는 계류가 20m의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루어진 폭포다. 폭포는 3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류의 두 곳은 깊은 소를 이루고 있다. 수안보에서 연풍 방면으로 6km, 연풍에서 수안보 방면으로 5km 지점의 3번 국도에서는 400m의 거리에 있다.
고려 말기에는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이곳으로 피신하여 초가를 지어 행궁을 삼고, 조그만 절을 지어 불자를 삼아 폭포 아래 작은 정자를 지어 비통함을 잊으려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폭포 아래 언덕진 곳에 정자가 있었는데 1711년(숙종37년)에 연풍현감으로 있던 조유수가 청렴했던 자기의 삼촌 동강 조상우를 기리기 위해 정자를 짓고 수옥정이라 이름지었다. 또한, 상류의 2단에서 떨어지는 깊은 소는 조유수가 사람을 시켜 물을 모아 떨어지게 하기 위하여 파놓은 것이라 한다. 흐르는 세월과 함께 정자는 낡아 없어졌으나 1960년에 괴산군의 지원을 받은 지역주민들이 팔각정을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소 :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 수옥정1길 19
예끼마을 선성수상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안동 예끼마을에 자리한 선성수상길은 물 위에 놓인 그림 같은 길이다. 선성현 문화단지와 안동 호반자연휴양림을 연결하는 이 길은 약 1.4km 길이에 폭 2.75m에 이르는 아름다운 선상 산책길이 있다. 오후 3-5시쯤 방문하면 반짝이는 윤슬을 볼 수 있다.
독특하게도 물 위에 뜨는 부교 형태라 바람이 불어 안동호에 잔잔한 물결이 생기면 선성수상길도 따라서 부드럽게 흔들린다. 또 물이 많고 적음에 따라 부교의 높낮이도 달라진다. 그야말로 안동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길인 셈이다. 선성수상길 중간에는1974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예안 국민학교를 추억하는 공간이 풍금과 책걸상, 그리고 물속으로 사라져 버린 마을 흑백사진으로 꾸며져 있는데 그곳이 바로 예안 초등학교가 있던 위치라고 한다. 참고로 예끼는 예술과 끼가 있는 마을이란 뜻이다.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선성길 14
울산 명선도 야경 (한국관광공사 제공)
명선도는 울산 울주군 진하해수욕장 팔각정 전면에 위치한 무인도이다. 둘레 330m, 면적 6,744 의 아주 작은 섬이다. 간조일 때 바닷길이 열려 명선도로 건너가 볼 수 있다.
명선도는 본래 명선도(鳴蟬島)라고 불렀는데 매미가 많이 울어 유래한 지명이다. 일설에는 불모의 섬을 뜻하는 맨섬이 매미로 변하면서 뜻을 빌려온 이름이라고도 한다. 현재는 신선이 내려와 놀았던 섬이라고 하여 명선도(名仙島)로 부르고 있다.
명선도는 밤이 되면 주변의 자연환경과 요소들을 이용한 미디어아트와 화려한 조명 연출로 낮과는 다른 환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바닷물이 넘실대는 연출이나 폭포가 암석을 타고 흘러내리는 미디어아트와 마치 영화 아바타의 공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색색의 조명을 이용한 연출들로 명선도는 야경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물때에 맞춰 진입로에 설치된 간이 부교를 통해 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산책로와 쉼터가 마련되어 있고 아담한 섬답게 둘러보기에 좋다. 다만, 섬 안은 지정된 산책로 외에는 출입이 금지되며 야간 출입은 유의해야 한다. 물때 시간은 전화로 문의하거나 강양항 물때표를 참조하면 된다. 명선도는 유명한 일출 명소이기도 하다.
주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진주 뒤벼리 야경 (진주시 제공)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김시민 장군을 기리며 '김시민호'로 명명된 남강 유람선을 타고 30분간 망진나루를 출발하여 진주성 촉성문 아래 나루를 거쳐, 논개의 쌍가락지가 반짝이는 진주교를 지나면 진주의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
뒤벼리는 남가람 문화거리를 마주 보며 남강 가에 우뚝솟은 벼랑으로 굽이처 흐르는 남강과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을 연출하는 곳이다. 뒤벼리의 '벼리'는 벼랑 즉 낭떠러지를 말하고 '뒤'에는 '북쪽'이란 의미가 있으니 '북쪽에 있는 벼랑'이라는 뜻이다. 뒤벼리를 조금 지난 하류에 '동쪽에 있는 벼랑'이란 뜻의 새벼리가 있는데 이 역시 풍치가 만만찮아 진주 8경(晉州八景) 중의 제4경으로 친다.
진주성의 동쪽 기슭을 흘러가던 남강의 물결이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휘돌아 흐리기 시작하면서 병풍을 두른 듯 깎아지른 절벽이 강줄기를 따라가며 절정을 이루고 있으니 남강의 오묘한 풍치를 연상케 하는 곳이다.
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상대동 산43
경주 경북천년숲정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주 동남산 기슭에 자리한 '경북천년숲정원'은 본래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이었다. 산림환경을 조사하고 천연기념물 후계목의 증식과 보존, 병해충 방제 등 산림보호를 위한 연구 기관이었으나, 2023년 시민에게 숲공원으로 조성하고 개방했다. 국가 정원으로는 국내 5번째이고 경북에서는 1호이다.
아스팔트 도로를 기준으로 서쪽은 경북 산림 환경연구원이 있고 동쪽으로 숲과 오솔길, 개울과 정원 등이 조성되어 있다. 메타세콰이어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 제일 먼저 거울 숲을 만난다. 외나무다리에 서면 맑은 실개천에 그 모습이 거울처럼 비친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진 곳이며 이어서 분재원과 암석으로 조성된 정원과 구름폭포, 바닥분수가 있는 서라벌 정원, 마지막으로 버들 못 정원을 만날 수 있다.
각 구역별 다양한 나무와 꽃들이 있어 각기 다른 공간적 특징을 지니며 계절에 따른 변화도 즐길 수 있다. 식물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안내문도 잘 작성되어 있어 아이들의 교육 현장으로도 추천한다. 차로 10분 거리에 동궁과 월지, 선덕여왕릉과 월정교 등이 있으니 경주 여행 코스로 함께 방문하여도 좋다.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통일로366-4 가든센터
벌교 중도방죽 (한국관광공사 제공)
1년 내내 갈대를 볼 수 있는 중도방죽. 규모와 풍경에 비해 아직 덜 알려진 갈대군락이다. 중도방죽 초입에는 엄청나게 큰 참꼬막 전망대가 있다. 모형이 아니라 갈대밭이 훤하게 보이는 전망대이다. 이곳을 시작으로 뚝방길과 테크길을 따라 한바퀴 둘러보며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중도방죽은 일본인 ‘중도’의 이름을 따서 붙인 방죽이다. 방죽은 물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쌓은 둑. 일제강점기 실존인물인 ‘중도’가 쌓은 방죽이다. 그는 철다리 옆 마을에 살았다고 전해진다. 뻘을 뭍으로 만드는 간척작업이 수월했을 리 없다.
조정래 작가는 <태백산맥>에서 방죽을 쌓는 고된 노동을 “죽지 못혀 사는 가난한 개, 돼지 겉은 목심덜이 목구녕에 풀칠허자고 뫼들어 개돼지 맹키로 천대받아 감서 헌 일”이라며 “저 방죽에 쌓인 돌뎅이 하나하나, 흙 한삽 한삽 다 가난한 조선 사람덜 핏방울이고 한 덩어린디, 정작 배불린 것은 일본눔덜이었응께, 방죽 싼 사람들 속이 워쩌겠소”라고 말한다.
주소 :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회정리
서귀포시 이승이오름 (한국관광공사 제공)
이승이 오름은 살쾡이를 닮아서 이승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지만 정확한 생김새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능선에 울창하게 자라난 나무들 때문이다. 동쪽으로 움푹 파인 말발굽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봄철엔 진입로 2~3km가 벚꽃길로 이어진다. 벚꽃길을 구경하며 6분 정도 더 걸으면 정상으로 가는 길과 생태로 방면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편안하게 산책하고 싶다면 생태로를 따라 걷는 길을 추천한다. 계단이 없고 경사가 심하지 않아 어린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이승이 오름 순환 코스는 들머리에서 제2코스 갈림길, 해그므니소, 정산 등반로 입구, 일본군 갱도 진지동굴, 화산탄, 삼나무 숲, 표고 밭 입구를 지나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평범할 것 같은 이승이 오름은 천혜의 비경을 숨겨 놓았다. 상류 부분에는 20m가 넘는 하천 절벽이 병풍처럼 막아서 있고, 그 아래 폭포가 되어 흘러내린 물이 깊이 3~5m의 소를 이루고 있다. 이곳이 바로 ‘해그므니소’이다. ‘해가 가려진’ 이란 뜻으로 소를 덮은 나무들이 빽빽하고 울창해 한낮에도 해를 볼 수 없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이르면 마치 깊은 원시림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든다.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천로 267-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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